현대인의 고질병인 거북목과 라운드 숄더는 더 이상 단순한 피로의 결과가 아니라, 신체 구조를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심각한 구조적 결함으로 인식되어야 한다. 고개를 단 $15$도만 앞으로 숙여도 목뼈가 감당해야 하는 하중은 약 12kg에 달하며, 이는 어린아이 한 명을 목 위에 얹고 있는 것과 다름없는 압박이다.
이러한 불균형은 연쇄 반응을 일으킨다. 목이 앞으로 빠지면 보상 작용으로 어깨는 안으로 굽고(라운드 숄더), 등은 둥그렇게 말리며, 골반의 경사까지 무너진다. 이 과정에서 가슴 근육은 짧아지고 등 근육은 힘없이 늘어나면서 호흡을 담당하는 횡격막의 움직임이 제한된다. 결과적으로 산소 섭취량이 줄어들어 만성 피로와 두통에 시달리게 되는 것이다.
통증에서 벗어나기 위해 많은 이들이 마사지나 물리치료를 찾지만, 이는 일시적인 방편일 뿐이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뇌가 기억하는 자세’를 재학습시키는 데 있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의식적으로 ‘벽 서기’를 실천하는 것이다. 뒤꿈치, 엉덩이, 날개뼈, 그리고 뒤통수를 벽에 밀착시키고 5분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우리 뇌는 바른 정렬이 무엇인지 인지하기 시작한다.
일상생활에서의 작은 팁도 중요하다. 모니터의 높이를 눈높이보다 약간 높게 설정하고, 스마트폰을 볼 때는 기기를 눈높이까지 들어 올리는 습관이 필요하다. 또한 50분 업무 후에는 반드시 기지개를 켜며 가슴 근육을 이완시켜야 한다. ‘W’자 스트레칭처럼 양팔을 뒤로 젖혀 날개뼈를 모으는 동작은 약해진 등 근육을 깨우고 굽은 흉추를 펴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
우리의 몸은 우리가 보낸 시간의 기록이다. 구부정한 자세로 보낸 시간은 통증과 노화의 기록으로 남고, 바른 정렬을 유지하려 노력한 시간은 활기찬 에너지와 긴 수명으로 보답받는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순간, 자신의 어깨가 귀에 붙어 있지는 않은지, 턱이 마중 나가 있지는 않은지 점검해 보자. 어깨를 활짝 펴고 정수리를 하늘로 밀어 올리는 단 1초의 교정이 당신의 척추 수명을 바꿀 수 있다.











